이주의 핫한 종목인 두산퓨얼셀을 분석해 봅시다
이주의 핫한 종목 두산퓨얼셀 분석입니다. 두산퓨얼셀은 10월 5일 장 종 료후 깜짝 블록딜을 발표했습니다. 이로인해 10월 6일 주가가 13% 대폭락했는데요.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주주들은 오너가 주주들을 배신했다며 이 블록딜을 부정적 시각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10월 7일, 10월 8일 주가가 다시 상승해 현재는 블록딜 발표 전 주가로 거의 회복한 상황이죠.
이러한 주가 변화에 대해 얘기해보기 앞서 블록딜의 개념부터 보면 주식을 대량으로 보유한 자가 사전에 매도 물량을 인수할 매수자를 구해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장이 끝난 이후 지분을 넘기는 거래를 말합니다. 보통 블록딜의 매수자로 나서는 증권사, 기관은 대량으로 주식을 거래하는 대신 할인된 가격으로 거래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죠. 그렇다 보니 장중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다음날 장이 열리게 되면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연한 게 주식을 할인된 가격에 거래를 했고 대량 보유 주식이 풀렸기 때문에 종목에 대한 가치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으며 거래가 잘 이뤄져 블록딜이 원하는 만큼 이뤄질 수도 있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 블록딜을 성사시키지 못한 주식이 시장에 풀릴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주가 하락을 부추기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번 두산퓨얼셀의 상황은 어떠했을까요?
두산퓨얼셀이 이번에 실시한 블록딜은 두산퓨얼셀 오너지분 19.7%에 대한 블록딜을 실시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가격은 할인율 13~18%를 적용해 4만 3천250원~3만 5천465원 사이에 매각할 계획이었으며 결과적으로 3만 5천465원에 계획의 절반인 10% 지분을 매각했다고 합니다. 금액으로는 1,750억원 정도입니다. 이 발표가 있고 그날 시간외거래가는 종가 대비 8% 이하에 거래가 됐으며 다음날에는 주가가 더 빠져 13% 급락을 겪습니다. 블록딜의 규모나 할인율이 주가를 10% 이상 떨어뜨렸다는 분석이 많았는데 의외로 이 하락장은 금세 회복됩니다. 10월 6일, 10월 7일 주가가 블록딜 이전으로 거의 회복되는데 그 이유에 대해 살펴보기 위해서는 두산퓨얼셀이 왜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는지 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두산은 주력상품의 수익성이 예전만 못하며 탈원전 기조로 인한 경영악화가 심각한 상황입니다. 두산의 채무는 현재 3조원 정도로 오너일가는 책임 경영을 얘기하며 자산 처분과 구조조정을 통해 이 채무를 빠르게 해결해 가겠다고 한 상황이죠. 그래서 최근 두산중공업은 클럽모우CC(1천850억원)를, 두산은 두산솔루스(6천986억원), 모트롤BG(4천530억원), 네오플럭스(730억원), 두산타워(8천억원)를 매각한 상황이며 여기에 두산이 갖고 있는 두산퓨얼셀 지분을 두산중공업으로 넘겨 두산중공업의 부채비율을 완화시키기는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추가로 두산중공업은 1조 2천억 규모의 유상증자도 준비 중인 상황인데 두산은 이러한 자산 처분과 유상증자로도 부족한 자금을 두산퓨얼셀 지분을 매각해 마련하려 했던 것입니다. 블록딜 이전 두산퓨얼셀의 오너일가와 두산의 지분은 61%로 블록딜을 진행하여도 경영권에 큰 문제가 없다는 판단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요.
= 두산퓨얼셀 오너 지분 변동 =
(전자공시시스템 2020.10.08 공시 자료)
이러한 상황에서 두산퓨얼셀의 주가가 다시 상승하게 된 배경은 아무래도 블록딜을 실시했다는 것보다 그 내용에서 블록딜의 필요성을 공감 받고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현재 두산은 지금의 경영난을 극복할 아이템으로 두산퓨얼셀의 수소 연료전지 사업과 두산중공업의 풍력발전, 가스터빈 사업을 선택한 상황으로 사업의 대전환에 앞서 두산은 모기업의 재정상태가 좋지 않은 것이 기업 운영에 두고두고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판단한 상황입니다. 두산이 갖고 있는 두산퓨얼셀 지분을 두산중공업으로 넘기는 것도 두산중공업의 재무 상황이 개선된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함인데 이러한 두산의 재무건전성을 개선한 후 새로운 사업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의지가 투자자들의 공감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한 이유로 블록딜 결정으로 주가가 많이 떨어진 시점을 투자자들은 투자의 적기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현재 블록딜이 반쪽짜리 블록딜로 끝나 오너일가가 또다시 지분을 처분할 가능성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두산의 재무 상황이 개선된다는 점이 더 중요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정부 정책상 현재 두산의 선택에 정부 지원까지 더해질 것으로 판단돼 투자가치가 충분했던 것입니다.
사실 이런 오너일가를 비판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오히려 오너일가가 끝까지 기업을 책임지려는 모습에 박수를 보낼 수도 있어 보이죠. 그렇다고 문제가 없는 건 아닙니다. 현재 두산은 기존의 알짜 사업들을 많이 처분하고 있으며 주력 아이템이던 원자력 사업도 더 이상은 두산을 먹여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두산이 준비하고 있는 수소전지사업과 풍력발전사업이 반드시 성과를 이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두산이 선택한 사업들이 정부의 지원만 먹고 두산을 먹여살릴 먹거리로 부상하지 못한다면 많은 걸 버리고 택한 선택의 결과로는 많이 부족할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 함께 피해를 안고 가는 주주들이 언제 돌아설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투자자들이야 현재 두산퓨얼셀에 투자 매력을 느낄지는 모르지만 기존의 주주들은 어찌 됐든 블록딜로 인한 주가 폭락을 겪은 상황입니다. 특히 두산퓨얼셀은 최근 코스피 하락과 니콜라 폭락 피해가 컸던 종목으로 고점 대비 주가가 많이 빠진 상황에서 블록딜을 실시해 주가 반등의 불씨를 오너일가가 꺼버린 듯한 모습에 주주들의 배신이 더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는 블록딜 이전 주가로 많이 회복하긴 했지만 블록딜이 없었다면 주가가 더 상승했을 거라는 불만이 없을 수는 없어 보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두산퓨얼셀의 이번 결정에 토를 달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충분히 납득이 가긴 하나 그로 인한 피해를 입은 주주들의 불만은 어쩔 수 없어 보이죠. 이러한 문제를 종합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두산은 사업전환을 성공적으로 마쳐야 할 것으로 보이며 주주친화 정책으로 지금까지 두산의 경영난으로 피해를 본 주주들을 달래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